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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한태양 DUGOUTV

dugout*** (dugout***)
2021.09.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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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처럼

 

노력도 결과처럼 수치로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우리는 알게 된다. 커다란 나무가 자란 자리에는 지탱해온 단단한 뿌리가 있었음을. 하지만 그 순간에 이르기까지는 지루하고 힘든 나날을 견뎌야 한다. 그 고독한 시간을 묵묵히 걷고 있는 고교 선수가 있다. 덕수고등학교의 한태양이다. 공격, 수비, 주루 모든 걸 갖췄다는 평가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기본기를 닦아왔기에 가능했다. 게다가 야구에 관한 열정, 팬을 사랑하는 마음마저 그야말로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길고 강한 뿌리를 내려왔다. 이제는 아름다운 나무를 키워낼 일만 남았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Nahyeon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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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양

출생 2003 9 15 신체조건 184cm 78kg 출신교 서울 역삼초-언복중-덕수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우타 2021년 성적 16경기 타율 0.245 13안타 2홈런 12타점 14도루 OPS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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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를 준비를 마치다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덕수고에서 주장을 맡고 있어요. 요즘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7 28일 인터뷰)

전국대회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훈련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개인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고 여전히 열정이 넘치고 있어요. (주장으로서 더 신경 쓰는 부분은요?)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려고 합니다. 또 선수들이 계속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7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 공수주 모두 멋진 활약을 펼치며 16강 진출에 기여했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경기가 중단됐는데 아쉬움이 크겠어요.

요즘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거든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돼 아쉽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준비하고 있으니 다시 경기가 시작되면 꼭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도 빠른 주력으로 활약했지만, 타격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어요.

타격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항상 잘하고 싶지만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어요. 남은 경기에서는 미련이 남지 않도록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기록하겠습니다.

 

덕수고에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어요. 부담감이 있진 않았나요?

솔직하게 말하면 1학년이어서 갖는 부담감은 없었어요. 경기에 내보내 주셔서 감독님께 감사했습니다.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매 경기에 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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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회 전국체육대회 때 1학년답지 않은 탄탄한 수비를 보여줬고, 결승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기도 했어요.

제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습니다. 워낙 실력이 좋은 선배가 많았으니까요. 저는 그저 형들을 따라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결승타를 치기 전 타석에선 어떤 생각을 했나요?) 긴장을 엄청나게 했어요. 그냥 초구부터 보이면 친다는 각오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뻤습니다.

 

1학년 때는 콘택트를 하기 위한 스윙을 했다면, 2학년 때는 장타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타격 스타일을 바꾼 이유가 있나요?

1학년 때는 장타가 별로 없어서 욕심이 점점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스윙을 바꿨어요. 하지만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웃음) (지금은 다시 예전 스윙으로 돌아갔나요?) 스윙을 바꾸진 않았고요. 장타에 대한 욕심을 조금 넣어뒀어요. 지금은 안타를 많이 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콘택트 능력, 수비, 주력을 모두 갖춘 만능 유격수라는 평가를 듣고 있어요. 특히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가 장점인데, 수비할 때 주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스타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타자가 어디로 칠지 예측해서 움직이는 편입니다. (송구 정확도가 아쉽다는 평이 있어요.) 그래서 캐치볼 할 때도 그 부분을 주로 신경 쓰고 있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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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형 유격수, 수비형 유격수 하나를 고른다면요?

저는 공격형 유격수입니다. 수비도 좋아하지만, 공격이 더 자신 있거든요. 타석에 들어설 때가 가장 즐겁고요.

 

2학년 때 두 차례 발목 부상이 있었어요.

훈련 중에 발목이 돌아가서 심하게 다쳤어요. 힘들었지만 재활에 집중해 빨리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멀쩡합니다.

 

그런데도 2학년 후반기에 좋은 타격을 보여줬어요. 빨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발목이 아프지 않아도 재활 치료를 빠트리지 않았던 게 컸습니다. 완벽하게 나았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 무리하지도 않았고요. 당장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초조하기도 했지만, 건강하게 오래 야구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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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1번을 어떻게 달게 됐는지 궁금해요.

큰 의미는 없고 1번과 7번 중에 골라야 했는데 1번을 고른 것뿐이에요. 마음에 듭니다. (프로 선수가 되면 달고 싶은 번호가 있나요?)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남는 거 달아야 하지 않을까요. (웃음)

 

전반기 본인의 플레이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40? 아니면 30점 주겠습니다. 아직 제 실력의 반도 못 보여줬거든요.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고교야구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나요?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초조해하지 않고, 초심을 다지고 남은 경기를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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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유망주

 

야구를 좋아하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야구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어릴 때는 어떤 팀을 응원했나요?

아버지의 고향이 부산이거든요. 아버지를 따라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했습니다. 지금은 따로 응원하는 팀은 없고 다 좋아합니다. (가고 싶은 팀은요?) 어디든 불러만 주신다면 감사하죠.

 

태양이라는 이름이 상당히 인상적이에요.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인가요?

할머니가 지어주신 거로 알고 있어요.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기초에 충실하다는 얘기도 많아요.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항상 들어왔으니까요. 초등학생 때부터 잘 배운 게 큰 도움이 됐어요. 기초 운동은 지금도 항상 빼먹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지루하진 않나요?) 지루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어요. 기본이 탄탄해야 다른 것도 잘 되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등학생 때는 미국 2개 구단에서 신분 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잖아요.

얼떨떨했어요. ‘내가? ?’ 이런 심정이었어요.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이 있나요?) 지금은 크게 없어요. 국내 무대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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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라고 들었어요. 특히 어떤 점을 닮고 싶나요?

김하성 선배는 공수주가 다 뛰어난 선수잖아요. 저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모든 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 자리를 빌려 김하성 선배에게 한마디해 볼까요?

안녕하십니까. 저도 꼭 김하성 선배 같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나중에 메이저리그에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현재 같은 포지션의 훌륭한 고교 선수가 많은데 그중 라이벌로 여기는 선수가 있나요?

팬분들이 서울고등학교의 이재현 선수를 종종 얘기하더라고요. 의식하진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작년 본지에서 정윤진 감독과도 인터뷰했어요. 본인을 가리켜 집중력과 자신감만 키운다면 대성할 선수라고 언급했거든요.

지금도 감독님, 코치님께서 강조하시는 부분이에요. 저도 스스로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자신감도 부족한가요?) 자신감이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웃음) 자신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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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는 훈련량이 많기로 소문이 자자하잖아요. 훈련이 힘들 때는 어떻게 극복하나요?

물론 힘들 때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 코치님도 다 고생하시는 거니까요. 우리를 위해 같이 땀방울을 흘리며 노력하시기 때문에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힘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평소 조용한 성격인데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다독일 때는 어떤가요?

제가 나서거나 활발한 성격이 아니긴 해요. 그래도 팀 미팅을 할 때는 자주 말하려고 해요.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서 크게 목소리를 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또래 선수와 비교해 자신만의 강점이 무엇인가요?

달리기가 빠르고요. 야구 센스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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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처럼 빛날

 

지금까지 뛰었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요?

작년 협회장기 결승전이요. 팀이 우승했기 때문에 짜릿했고 어느 때보다 행복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현재 2020 도쿄 올림픽이 진행 중인데, KBO리그 진출 후 태극마크에 대한 꿈도 있을 것 같아요.

국가대표는 어릴 때부터 항상 꿈이었어요. 이제는 청소년 대표를 넘어서 더 큰 무대에서 나라를 대표해 뛰고 싶습니다. 훗날 저도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단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KBO리그에 가면 하고 싶은 팬서비스가 있나요?

사인을 많이 해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팬이 한꺼번에 사인 요청을 해도 괜찮나요?) . 다 잘해드리겠습니다.

 

지금도 한태양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팬이 많아요. 팬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팬이 있기에 야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 한 분, 한 분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비록 지금 당장 기억에 남는 팬이 있는 건 아니지만, KBO리그에 간다면 팬분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싶습니다.

 

한태양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제게 야구란 인생의 전부입니다.

 

끝으로 응원하고 있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나요?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힘드실 텐데 응원해주시고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

유난히 뜨거웠던 2021년 여름, 이름처럼 강한 열정을 지닌 19살 야구 소년의 대답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패기는 살아 있었다. 신인 드래프트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까지 중단됐는데도 초조한 모습은 없고 오히려 초심으로 돌아가 해오던 것을 꾸준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뿌리가 보이는 듯했다.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의 명대사 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본질을 간과하고 잊어버리기 쉬워진다. 그런데 이 어린 선수는 중요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당장 눈앞의 결과에 급급해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노력한다. 막막하다는 재활의 시간에도, 지루하다는 기초훈련에도 힘든 기색이 없다. 당당하게 야구가 인생의 전부라고 대답하면서 팬이 있기에 야구가 있음을 잊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하다. 그 당연한 것이 사라져가던 KBO리그를 한태양이 이름처럼 새롭게 비춰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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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25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5호(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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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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