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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2021시즌 종료, 감독들의 성적표는? DUGOUTV

dugout*** (dugout***)
2021.12.0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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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시즌이 끝났다올해 여정이 누군가에겐 야구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됐을 것이고반면 지워버리고 싶은 악몽이 된 선수도 있을 것이다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모두에게 수고 많았다는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다들 훈훈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냉혹한 평가의 잣대를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바로 감독이다잘하면 선수 덕못하면 감독 탓이란 말이 있듯 결과를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외로운 자리라는 데 공감한다하지만 어찌 보면 한 팀의 수장으로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 아니겠는가올해 마지막 더그아웃 먼슬리에는 2021시즌 열 명의 사령탑에 대한 에디터들의 평가를 실어봤다성적표의 점수는 포스트 시즌을 제외한 정규 시즌만을 기준으로 산정했음을 참고 바란다. (11월 12일 작성)

 

에디터 이찬우 사진 KT 위즈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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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 이강철 감독 (송서미 에디터 작성)

성적 A+ 선수 기용 A+ 전술 A+ 육성 A+ 리더십 A+

 

올해 KT의 성적은 말해 무엇할까 싶을 정도로 완벽했다갑작스레 우주의 기운이 몰려 1위에 올라선 게 아니라 부임 첫해인 2019년에 5할 승률을 기록한 후이듬해 정규 시즌 2위에 등극하며 차근차근 이뤄낸 성과다. 3년간의 강철 매직이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임을 입증할 수 있는 대목이다올해 감독으로서 통산 200승을 기록하며 감개무량한 발전을 보여주기도 한 그에겐 A+의 성적도 아쉽다.

 

선수 기용과 육성리더십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지난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로 승리하자그는 이걸 보려고 쿠에바스와 3년을 동행했다라고 말했다잠깐의 활약이나 부진에 흔들리지 않고 오랜 기간 능력치를 끌어올린다는 이야기다부임 후 들쑥날쑥하던 선발 라인업을 고정했고심우준과 배정대 등 젊은 야수들에게 기회를 줬다배제성김민수 등 잠재력이 있는 젊은 투수들의 등판 기회를 늘린 것도 발전의 초석이 됐다.

 

이강철은 무려 12년간 코치로 있었다후배들이 모두 사령탑에 부임하는 동안에도 코치로서 자리를 지키다 54세의 나이로 늦깎이 감독이 됐다선수들과 비교적 가깝게 호흡하는 자리에서 오래 일한 덕분인지 전술 면에서도 뛰어났다철저한 투구 수 관리로 마운드 운용의 대가로 불리지만상황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주권을 3경기 연속 투입하기도 하며 상대 타선을 틀어막는 승부사 기질을 보이기도 했다주변에 예스맨 대신 늘 직언하는 코치들을 곁에 두고선수들과 티 타임을 가지며 경청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이 감독본인의 역량과 팀의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그가 앞으로 KT에 얼마나 더 놀라운 마법 야구를 선사할지 기대된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김나현 에디터 작성)

성적 A+ 선수 기용 C+ 전술 A+ 육성 A 리더십 A

 

‘99688’ 비밀번호에 마침표를 찍으며 삼성의 부활을 알린 허삼영 감독이다작년의 아픔을 발판삼아 단점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고 팀 성적도 무려 6계단이나 올려놓았다비록 타이브레이커에서 패해 아쉽게 정상을 놓쳤으나 2위라는 성과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러나 선수 기용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철저한 관리 야구는 긍정적이나 불펜진의 컨디션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투수 교체는 몇 번의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게다가 이학주김지찬오선진으로 이어진 유격수의 잔혹사도 현재진행 중이다다만 김윤수나 문용익 같은 새 얼굴의 발견과 확연히 좋아진 타선의 모습으로 육성에선 좋은 점수를 줬다.

 

전술과 리더십에서도 우승 후보팀의 수장다운 면모를 보여줬다히트 앤드 런스퀴즈 번트 등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빈번히 사용했으며 성공률도 높은 편이다후반기로 갈수록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과 끈끈한 결속력으로 단단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하지만 뜨거웠던 정규 시즌과 다르게 6년 만의 가을야구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아쉬운 투수 교체와 위태로운 내야진 등 내내 발목을 잡아온 단점들이 부각되며 올 시즌 삼성의 야구는 막을 내리게 됐다하지만 작년을 발판삼아 올해 반등했듯이내년에 더 단단한 팀을 기대해 본다.

 

#LG 트윈스 – 류지현 감독 (이찬우 에디터 작성)

성적 B 선수 기용 D+ 전술 육성 리더십 C

 

페넌트 레이스를 3위로 마무리한 새내기 감독에게 가혹한 평가라고 볼 수도 있겠다하지만 올해 LG는 윈 나우’ 시즌이었다그만큼 전력에 자신이 있었고세간의 평가도 LG가 충분히 27년 만의 대권에 도전할 만하다며 손을 들어줬다더군다나 저마다의 전력 누수를 겪은 경쟁팀들과는 달리좌완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의 합류 등으로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평을 받으며 한 해 농사를 시작한 쌍둥이 군단이었다.

 

물론 김민성이형종 등 주전들이 집단 부진에 빠지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도 있었다하지만 감독이란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모색할 책임이 있는 자가 아닌가. LG는 충분히 깜짝 스타를 배출할 수 있는 2군 뎁스를 구축한 팀이나류 감독은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해당 타자들의 통산 데이터를 보면 언젠가는 올라올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으나 실상은 기우제식 선수 기용에 지나지 않았다반면 이재원 등 2군을 맹폭하던 선수들에겐 이상하리만큼 눈길을 주지 않았고변화가 이뤄진 건 이미 전반기가 마무리되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유망주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참으로 야박했다한두 경기 부진하면 다음 날 선발 명단에서 사라지거나금세 도로 이천으로 돌려보내 지곤 했다올 시즌 문보경 등 몇몇 젊은 선수 발굴에 성공했으나 이를 온전히 류지현의 성과라고 말하긴 어려운 이유다단순히 베테랑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는 데서 나아가섣불리 변화를 주면 주전들의 마음이 상할 수 있다는 등 2군 선수들의 의욕을 꺾을 수 있는 발언을 종종 내뱉은 점도 안 좋은 쪽으로 이슈가 되곤 했다.

 

이러한 논란이 내내 이어졌다 해도 우승에 목말랐던 팬들은 성적만 나오면 모든 걸 용인했을 것이다허나 아쉽게도 초보 사령탑의 전술적 역량 역시 다소 부족했던 모양새다한동안 상위타순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지 못한 탓에 출루율 1위의 리드오프 홍창기는 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고마무리 고우석이 매 경기 흔들릴 때 역할을 대신해 줄 후보들이 있었음에도 그를 고집한 대가는 뼈아픈 승수 헌납으로 이어졌다. LG의 페넌트 레이스 최종 순위는 1위에 고작 1.5게임 차 뒤진 3위였다그의 지난 선택 하나하나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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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 김태형 감독 (전윤정 에디터 작성)

성적 선수 기용 전술 육성 B+ 리더십 A+

 

작년 준우승을 거뒀던 두산은 FA(자유계약선수이적필승조 부상불펜진 과부하선발진 붕괴 등으로 한때 8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그러나 모두가 올해는 힘들 것이라며 등을 돌린 와중가을 냄새를 맡은 두산은 무서운 기세로 승리를 쓸어 담으며 최종 순위 4위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도 빛을 발한 김태형표 리더십은 뒷심이 강한 두산의 팀 컬러와 궁합이 잘 맞는다무엇보다도 감독으로서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은 단연 독보적인데단적인 예로 지난 6월 박건우에게 문책성 말소를 통보한 사례가 있다또한 그의 성향상 데이터에 기반을 두기보단 뚝심과 믿음으로 경기를 운영하며승부처에서도 작전을 내기보다는 정공법을 통한 빅 볼 야구를 추구한다그러나 이따금 동점이 필요한 상황에서조차 번트 같은 점수 짜내기 작전을 거의 내지 않는 데다가 도루 지시도 비교적 적은 편이라 두산은 팀 병살타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시즌 운영은 결코 순탄치 못했다선수를 기용할 때 말 그대로 쓸 투수가 없는’ 상황이 이어졌고어쩔 수 없이 남은 이들이 무리해 마운드에 서 오래 버티고 그 여파로 부진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이렇게 팀이 침체기에 빠진 와중에도 오랜 기간 부진에 시달리던 오재원과 유희관을 계속해서 기용했다는 점에서는 혹평을 피해갈 수 없었다다만 시간이 흐르며 안재석을 비롯해 권휘최승용박지훈이교훈최용제 등 낯선 얼굴들을 기용해 그들의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험난했던 페넌트 레이스를 돌이켜보면 올해 그에게 최고의 평가를 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그러나 승부사로서의 그의 진가는 포스트 시즌에 빛을 발한다는 것이 정설덕분에 4위라는 성과도 대단하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던 상황 속에서 두산은 가을에 또 한 번의 기적을 써 내렸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박소정 에디터 작성)

성적 B+ 선수 기용 C+ 전술 C+ 육성 B 리더십 B

 

2021시즌 홍 감독의 팀 운영 능력은 영 아니올시다물론 초보 사령탑이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킨 건 고무적이다전년도에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도 사령탑의 운영에 따라 다음 해에 밑바닥으로 추락한 예도 많으니까하지만 사실 히어로즈는 수준급 전력을 갖춰 그들의 역량만으로도 웬만하면 가을야구에 진출할 저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팀이다그가 가장 비판받는 건 세이버메트릭스 시대임에도 불구하고개개인의 역량과 상대 전적 등 데이터를 활용했는지 의문이 드는 선수 기용이다무작정 A를 투입해봤더니 우연히 결과가 좋으면 붙박이로 고정했다새내기 감독의 의욕인지 이닝 및 외국인 전담포수제와 같은 여러 전술을 시도했지만오히려 역효과였다이닝 전담포수제의 경우 포수 박동원의 좋은 타격감을 고려하지 않고 선발 투수가 내려갈 때 같이 교체하는 등 공격 흐름을 끊는 원인이 됐다.

 

한편결과는 논외지만 후반기에 체력 문제를 겪던 김혜성의 대체 유격수 발굴을 위해 여러 후보를 기용했다김성진김동혁 등 신인을 불펜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했다올해 히어로즈는 다사다난했고 감독도 이 때문에 많이 고민했을 거다한창 중요한 시기에 팀 내 핵심들을 칼같이 털어내는 건 쉽지 않다다만 리더라면 그 상황에 더 진중하고 뚝심 있게 대처해야 했다선수 기용과 징계 관련 발언을 여러 번 번복한 건 가벼운 사람이란 인상만 남겼다그나마 오랜 코치 생활로 팀 내 유대감이 두터운 건 긍정적이다.

 

홍원기호의 첫해를 총평할 단어는 방치승부처에서 작전 지시나 교체를 적절히 못 한 것주전 체력 안배 실패 등이 그 예다흔들리는 선수를 다독여주는 장면도 보기 힘들었다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팬들에게 안겨주는 게 필요했다타 팀이 탐내는 수준급 전력에 걸맞은 용병술을 보여줘야 그 역시 탐나는 명장이 될 터올 시즌 본인의 행보를 스스로 복기하고 피드백해야 한다여러 시행착오에도 어쨌든 가을야구에 발 도장은 찍어봤으니앞으로 좀 더 적극성을 가지고 데이터 기반의 전술을 선보여 감독으로서 본인을 증명해야겠다.


김원형 감독210521-0116.jpg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 (김나현 에디터 작성)

성적 선수 기용 C+ 전술 C 육성 B+ 리더십 A

 

새로운 구단명으로 출범을 알림과 함께 FA 보강추신수의 복귀 등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그러나 박종훈문승원아티 르위키가 부상으로 차례차례 빠지면서 부임 첫해부터 크나큰 위기를 마주한 김원형 감독이었다막판에 다소 아쉬운 운영으로 5강 문턱을 넘어서진 못했지만마지막까지 순위권 싸움을 해냈다는 사실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다만 불펜 투수들의 혹사는 피해갈 수 없었다무너진 선발진을 메꾸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컨디션이 좋지 않은 투수들을 중요한 상황에 계속 올려 결국 실점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부진에 빠진 야수들의 교체도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작전보다는 팀 컬러에 맞는 빅 볼 야구를 선보였으나 잘 들어맞지 않았던 대타 기용은 아쉬움을 남겼다.

 

육성에서는 팬들이 기대하게 만드는 새로운 얼굴이 여럿 발굴됐다몇 년째 이어졌던 유격수 고민을 단숨에 덜어준 박성한은 물론 최민준장지훈 등 어린 투수들의 성장도 눈부셨다. 2019년 후반기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패배 의식도 많이 지워냈다는 평이다팀 내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선수들과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며 더그아웃의 편안한 분위기를 되살렸다.

 

물론 한때 선두를 달리기도 했고 엄청난 화제성으로 출발한 것에 비해 6위는 아쉬운 마무리긴 하다게다가 내년 시즌도 여전히 ‘If’에 휩싸여있다국내 선발진들의 복귀도 확실치 않고 외국인 선수들도 미궁 속에 있다마지막 144번째 경기에서는 결국 투수 교체에 실패하며 단기전에 약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하지만 잇몸만으로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SSG와 김 감독의 간절함은 내년에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NC 다이노스 – 이동욱 감독 (이예랑 에디터 작성)

성적 D+ 선수 기용 전술 육성 리더십 C+

 

NC 다이노스의 2021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그 자체였다시즌 초 토종 에이스 구창모의 부상으로 큰 전력 손실을 안고 출발했다전반기가 무르익을 때쯤에는 주전 4명의 원정 술자리 파문으로 엄청난 전력 누수가 일어났다디펜딩 챔피언의 명예는 단숨에 얼룩졌고 가을야구조차 진출하지 못한 채 씁쓸히 올해 야구를 마무리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많은 우환을 겪은 점을 참작해도정상에서 7위로의 추락은 명백하게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후반기 시작 전언론은 일각에서 공룡 군단의 최하위를 예측했다하지만 NC에 이렇게도 숨은 보물이 많았던가이동욱 감독은 이가 없다면 잇몸으로라도 굴려냈다라인업의 빈자리는 신인들이 감쪽같이 메꾸며 그들의 공백을 느낄 여력이 없었다사실상 올해의 1차 지명이었던 김주원부터 C팀에서 늘 기회만 엿봤던 김기환박준영최정원 등 앳된 얼굴들이 매 게임 성장하는 재미를 보여줬다이 감독은 내야수들의 포지션을 매 게임 바꿔가며 신인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그들의 부족한 경험이 결국 장기 레이스의 끝에 발목을 잡았지만실전만큼 좋은 훈련도 없지 않은가.

 

반면 불펜 투수 기용은 여느 해와 같이 논란이 많았다믿음의 야구는 이닝을 잠그지 못하기 일쑤였고 클로저의 책임이 가중되며 힘든 승부를 이어갔다믿음만으로 등판시키기엔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던 걸까디펜딩 챔피언을 이끌던 불펜 투수 3인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는 등 NC에는 어느 팀보다 빠르게 칼바람이 불었다올해 아무리 힘들었대도 그는 부임 2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선 사령탑이다내년에 다시금 원 팀’ 다이노스를 재건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 래리 서튼 감독 (송서미 에디터 작성)

성적 B+ 선수 기용 전술 육성 리더십 A

 

지난 5월 허문회 감독이 경질되면서 갑작스레 1군 사령탑이 된 래리 서튼은 가산점을 받아 마땅하다물론 2군의 수장으로 있으면서 팀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지만그와 별개로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그런데도 그는 극심한 혼란을 겪던 팀에 중도 부임해 114경기에서 53승 53패 8무를 거두며 5할 승률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비록 최종 순위는 8위에 그쳤지만최하위로 출발한 롯데를 빠르게 정비해 5강 경쟁에 뛰어들게 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엔트리와 라인업에선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베테랑을 중심으로 2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그 결과 이인복김도규추재현배성근 등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특히 이인복의 경우 서튼의 신뢰에 힘입어 데뷔 8년 만에 선발 자리를 꿰차 선발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게다가 한국에서 선수와 코치로서 경험을 쌓은 덕에 선수단과의 교감에 능하며팬과 미디어에 대해서도 높은 이해도를 보이는 등 KBO리그의 문화에 비교적 익숙한 편이다이런 장점 덕분인지 구단 및 프런트와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고한동안 롯데를 좀먹던 현장과 프런트의 갈등 문제가 잠잠했다그가 구단 내에서 큰 기대를 받는 배경이자그의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이유다내년은 구단과의 계약이 끝나는 해인 만큼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를 짓누를 것이다부디 그 압박감을 이겨내고 롯데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가을야구의 기쁨을 선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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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 (소경화 에디터 작성)

성적 F 선수 기용 F 전술 F 육성 F 리더십 D

 

그들만의 대단했던 동행도 끝이 났다짧은 겨울 방학을 보내기 위해 예약해놓은 비행편이 그대로 귀국길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KBO리그 입성 2년 차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에 윌리엄스가 보여준 것은 불통이었다구단도 팬도 갈피를 잡지 못한 팀의 2021시즌 방향성대체 누구를 위한 혼자만의 윈 나우였나. 2020시즌 종료 후 구단은 퓨처스 감독직을 없애며 그에게 1군과 2군 운영권을 위임했다당장 경기력은 물론육성까지 모두 맡긴 셈이다하지만 성적은 처참했다. 10개 구단 중 9위로 마감한 1군과 퓨처스 남부리그 꼴찌를 차지한 2그렇다면 미래는 있었나뻔한 좌우 놀이와 번갈아 나오는 포수를 제외하고는 늘 예상 가능한 타순과 라인업임에도 가장 늦게 발표하던 팀이 KIA.

 

물론 쓸놈쓸을 욕할 순 없다잘하는 선수를 쓰는 게 맞다그러나 KIA는 잘하지 않지 않았는가시즌 초부터 들려오던 장현식과 정해영의 혹사 논란에도 본인이 나가고 싶어 한다며 방패막이로 쓰던 눈막귀막의 대표주자다선수 기용 역시 제멋대로였다어제 등판했던 불펜 투수가 얼마 후 선발 투수로 예고되고신인 이의리는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보다 단 2경기 적은 19경기를 소화했다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붙박이 유격수였던 박찬호는 감독한테 뭐 잘못한 거 있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어야 했다그런데도 KIA의 경기는 늘 크게 지고 크게 이겼다전술을 통해 막판에 뒤집거나 끝까지 따라붙는 극적인 경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대주자는 최정민이었고주자 1루에는 번트를 댔다미국 내셔널리그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베테랑 사령탑의 전술일 리 없다게다가 최형우 다음을 준비하지 못한 육성 실패의 죗값은 팀 홈런 66개에 리그 10위라는 처참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다만 리더십까지 최하점을 주고 싶진 않다타이거즈에 뿌리 박혀 있던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팀 문화를 바꾸기 위해 애칭을 부르며 모두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던 그의 노력을 기억한다반바지가 허용되고선수들의 머리카락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여지고단체로 코믹한 코스프레를 한 채 원정길을 나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펑고 배트와 한몸이 돼 훈련 때마다 직접 나서던 열정도 잊을 수 없다실패로 끝났지만 좋은 사람이었던 윌리엄스 감독. 2년 전 타이거즈 역사관을 둘러보며 우승 트로피 들어갈 자리가 세 군데 더 있네?”라고 말하던 그날의 그는 오늘의 씁쓸한 퇴장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잇따른 방출자 영입과 밑지는 트레이드를 전력 강화라 칭한 전 단장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진 않을까.

 

#한화 이글스 –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김나래 에디터 작성)

성적 C 선수 기용 B 전술 B+ 육성 C+ 리더십 A

 

한화는 3할 7푼 1리의 성적으로 유일하게 승률 4할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퓨처스 북부 리그도 5위로 순위를 마감했다수베로 감독은 팀이 10위로 끝난 데는 이유가 있다라며 순위를 겸허히 받아들였다다만 모든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하지는 않았다지난 2년간 9, 8위였던 수비 효율을 2위로 끌어올렸고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팀 도루는 3위로 마감했다팀 평균자책점도 2년 연속 9위에서 7위로 소폭 상승했다허구연 해설위원이 말했듯올해의 독수리 군단은 지금까지 한화에서 보지 못한 야구를 선보였다.

 

선수 기용은 파격적이었지만 감독이 원했던 것보다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다만 내야에서 하주석과 정은원노시환이 코어를 다졌고 김태연이 내·외야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투수진에선 김민우가 14승을 달성했고 강재민과 김범수윤호솔주현상이 불펜 주축으로 입지를 확보했다올해는 많은 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신인 김기중도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파격적이었던 기용만큼 육성도 확실한 효과를 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신인을 많이 기용했던 외야 수비는 아쉽게도 내년의 과제로 남았다.

 

퇴장으로 올 시즌 가장 논란이 많았던 사령탑이기도 하다다만 그의 항의는 늘 전략적이었다한화는 수베로가 분노한 다음 날 이겼다. 4월에만 세 번의 경기가 그랬고, 8월 20일에도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에 화를 낸 다음 날 두산에 3-1로 깔끔한 승리를 쟁취했다화만 낸 것은 아니다. MLB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야구 콘솔 게임을 한 뒤 선수단과 볼 배합과 대처 방안에 관한 이야기하기도 하고, ‘오징어 게임이 유행했을 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함께 플레이하며 긴장을 풀어줬다선수와 가깝게 소통하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는 수베로표 통솔력에 이글스는 올해 어느 시즌보다 결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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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2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8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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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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