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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보는 긴장감은 어디로? 비디오판독이 전가의 보도가 아님을 자각해야 할 때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9.11.24 22:18
  • 조회 4701
  • 하이파이브 2

비디오 판독 도입 3년차 KBO, 야구는 조금 더 공정해지고 흥미로워졌는가?


 지난 가을부터 프로야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게임원 유저들을 상대로 800만 관중 동원에 실패한 KBO의 야구관중 감소의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사람들(35.4%)은 전반적인 리그의 경기력 저하를 관중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팬 서비스 부족(21.3%)과 오심의 남발(17.1%)이 다음 이유로 지목되었는데 경기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비디오 판독은 어느덧 3번째 시즌을 맞아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승부처마다 오심을 바로 잡으면서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던 오랜 야구의 속설과 가치관마저 크게 달라지게 만들고 있다. 이번주 이슈는 관중감소의 3번째 요인인 오심의 남발과 관련하여 과연 비디오 판독 도입이 오심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과연 우리의 야구는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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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판독이후 감독과 심판의 감정싸움은 줄어 들었다.

 

 프로야구가 막 보급된 80년 초반만 해도 KBO리그는 툭하면 감독과 심판간의 대립각이 연출되고 했다. 빨간장갑의 마술사 김동엽 감독은 걸핏하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덕아웃을 뛰쳐나와 욕설은 물론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경기중에 벌어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감독들이 심판과 잦은 마찰을 펼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이에 따른 불신과 오심 논란도 지금보다는 거센 편이였다. 특히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 김진영 감독은 경기중 그라운드 위에서 심판을 폭행했다가 검찰에 구속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현재 야구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응용 전 타이거즈 감독은 24년간의 감독 생활을 하면서 KBO 역대 최다인 총 6번의 퇴장을 당했는데 당시만 해도 감독의 주된 역할은 경기의 분위기와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오기 위해 다소 격한 몸짓으로 심판에 항의하는 것이 야구 감독의 당연한 임무이자 고유권한으로 여겨지던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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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위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야구도 비슷한데 메이저리그의 명장인 바비 콕스 감독은 애틀란타 블레이브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29년 동안 감독 생활을 하는 동안 무려 161번이나 퇴장을 당하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연평균 5.6회 퇴장을 당한 셈인데 그 뒤를 잇는 존 맥그로 감독 역시 총 131차례 퇴장당했을 만큼 감독의 강한 어필과 퇴장으로 이어진 빈도는 MLB에 비하면 KBO리그는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애교 수준인 셈이다.


 하지만 2017년 이후 KBO에서 감독과 심판이 날을 세운 심각한 감정싸움은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다. 2017시즌은 KBO가 MLB의 규정을 보완해 비디오판독을 공식 도입한 원년이다. 비디오판독이 도입된 이후에도 감독이 경기 중 퇴장을 당하는 일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심판에게 심한 욕설이나 큰 몸싸움을 벌인 일은 없었다는 점만으로도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KBO리그가 비디오판독을 도입한 이후 감독들은 번복되지 않는 결과와 규정 적용에 아쉬움을 느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다시 한 번 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을 뿐 소모적인 감정싸움은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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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되었건 일촉즉발의 충돌 상황에서 다시 한번 판정의 결과를 한걸음 떨어져 면밀하게 살펴보는 과정이 생긴 것은 양쪽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어내지는 못할지언정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그라운드 위에서 감독과 선수가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여 심한 욕설이나 격한 몸싸움을 통해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거친 문화가 사라졌다는 바람직한 변화의 계기였음이 확실하다. 야구팬들도 오심이 줄어들었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한 긍정적 사인으로 받아 들이는 모양새이다. 애시당초 시합에 임한 양팀의 대립을 중재하고자 심판원이 투입되었는데 비디오판독 센타라는 또 다른 제3의 중재 기관이 생겨버린 아이러니함을 제외하면 말이다.


비디오 판독의 한계, 여전히 명확치 않은 룰과 무의미한 챌린지의 증가


 여전히 풀어 내야 할 숙제도 많다. 특히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로 가득 메운 규정집과 객관적인 잣대가 없이 자의적인 심판의 판정과 해석이 뒤따르는 '쓰리피트 주루 위반 규정'이나 홈플레이트 위에서 펼쳐지는 '홈 충돌 방지 규정'은 아무리 비디오를 다시 돌려본다고 해도 야구팬들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재정을 수면 위로 끄집어 냈다는 점이다. 이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고 팬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는 사각지대이다. 프리미어12에서는 비디오 판독으로도 잘못된 최초 판정이 번복되지 않는 제도의 모순점까지 노출되었다.


 공식 야구규칙서는 몇 년간 크게 달라지거나 변한 것이 없는데 선수들의 플레이를 해석하는 방법과 룰을 적용하는 척도와 기준이 매년 달라진다는 것은 수십 년간 야구를 접한 야구 마니아들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야구를 보는 흥미를 점점 잃게 만드는 김빠지는 일이다. 눈 깜짝할 순간에 펼쳐지는 찰나의 승부와 선수들의 짜릿한 허슬플레이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불필요할 만큼 빈번하게 요청되는 공정성을 빙자한 비디오 판독 요청과 최종 결정이 나오기까지 소모되는 시간은 경기력 저하만큼이나 직관의 묘미 중에 하나인 경기의 흐름을 깨버리는 불필요한 방해요소가 아닐까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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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 베이스볼을 추구하는 KBO는 비디오 판독을 계기로 오심이 크게 줄어들고 야구의 공정함이 지켜지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 중이다. 합의판정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한 2015년 판정 번복률이 가장 높은 수치인 39.4%로 출발해 공식적으로 비디오판독 챌린지가 시작된 2017년에는 31.2%로 낮아졌고 2018시즌 29.2%에서 2019시즌중 27.9%까지 점점 번복률이 낮아지고 있음은 그만큼 오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확신없는 상황에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챌린지가 무분별하게 남용되어지고 있고 열 번 중 일곱 번은 의미 없이 최대 5분에 가까운 시간을 허투로 낭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야구를 보는 흥미를 잃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도 뒤따르게 된다. 최근 비디오 판독에 의한 최초 판정의 번복률이 낮아졌다고 리그의 오심 횟수가 동시에 줄어들었음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다소위험한 결론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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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불신을 키우는 비디오 판독이 보험이 되어서는 안된다.

 얼마전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심판의 안일한 태도와 비상식적인 판정이 도마에 올랐다.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와 야쿠르트의 경기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다. 주니치가 한 점을 앞선 상황이였던 5회 1사 2루에서 대타 우에다 쓰요시가 날린 타구는 애매하게 외야와 내야의 경계부로 향한다. 재빠르게 이 타구를 처리한 주니치의 2루수는 리드가 컸던 2루주자를 겨냥했다. 육안으로 보기에 얼핏 비슷한 타이밍이였기 때문에 최초 판정은 세이프. 하지만 문제는 인플레이 상황에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가 판정을 내린 2루심 이마오카 료헤이의 '노룩 판정'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경기중에 잠시 한 눈을 판 2루심의 세이프 선언에 반발한 수비측에서 곧바로 어필을 했고 비디오 판독이라는 보험제도를 통해 판정은 번복된다. 단순한 오심 논란 이전에 심판의 자질과 태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장면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단지 선수들만의 몫은 아니다. 심판조차도 억울하면 비디오를 함께 돌려 보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태도와 비디오 판독이 오심을 바로 잡는 보험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속 심판 불신의 풍조는 대부분의 판정을 심판 재량에 의존해야 하는 야구의 본질을 망치고 있는 엄청난 대재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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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심판의 오심이 절대로 반갑지는 않지만 불필요할 정도로 잦은 챌린지 요청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비디오 판독에 의한 잘못된 판정의 번복이 아닌 심판이 스스로 오심을 줄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직관 관람의 흐름을 끊는 비디오 판독 횟수를 최소화하고 심판의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 야구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비디오 판독이 전가의 보도 인양 아무 때나 꺼내 들어 그라운드의 판관이어야 할 심판원들이 비디오판독을 통한 오심 번복률이 줄어든 것에 만족하거나 지금처럼 불성실한 자세로 판정을 게을리한다면 단언컨대 야구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명백한 오심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시작된 비디오 판독은 이제 보크와 부정타격, 수비방해, 타격방해, 파울, 페어 혹은 쓰리피트아웃같이 애매한 경우까지 무조건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냐는 목소리로 흘러가고 있다. 심판들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며 이를 동조하는 현재의 분위기로는 멀지 않은 미래에 그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마이너리그에서 시험적으로 기계가 판정을 내리는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운영중이다. 스트라이크, 볼의 판정도 단지 정확도로만 따져 보자면 카메라 몇 대와 3D센서를 통해서 기계가 주심 역할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기에 몇 년내로 모두가 불만 없이 공정하지만 인간미와 재미없는 삭막한 야구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잘 만들어진 TV 중계화면과 게임 리플레이에 중독된 야구팬들로 인해 현장을 찾는 관중은 점점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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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고 애매하면 비디오 판독으로 함께 리플레이 돌려 보자는 작금의 야구판이 정상은 아닌 듯 싶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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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등급 배경호
    • 2019.11.26 17:36
    • 답글

    글은 긴데...

    • 등급 GM수연아빠
    • 2019.11.27 10:16
    • 답글

    배경호님, 죄송합니다. 슬럼프인가 봅니다 ㅜ.ㅜ

    • 등급 배경호
    • 2019.11.28 12:21
    • 답글

    GM수연아빠님, 비디오 도입 후 공정해지고 흥미로워졌는가? 라고 질문을 하셨고,

    이에 대한 답으로 야구관중의 감소가 1. 경기력저하 2. 팬서비스 부족 3. 오심남발 이라는 설문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 설문에 의하면 오심남발 때문에 야구가 재미없다! 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17%에 불과합니다.

    이것으로 보면 비디오 도입 후 오심은 줄었다... 라고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이후 글에서, 님은

    '감독과 심판의 감정싸움이 확실히 줄었다' 한국도 미국도 마찬가지다... 라는 제목을 걸고 글을 이어나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야구의 룰이 어렵다... 라는 내용으로 글이 바뀝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룰에 대한 얘기가 아니고 비디오 판독을 하면서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흐름이 깨져버리고 이 때문에 비디오 판독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로 바뀝니다. 뜬.금.없습니다.


    그리고는 비디오 판독이 보험이 되서는 안된다는 주제를 다시 겁니다.

    그런데 내용은 비디오 판독 때문에 심판이 시합 중 딴청을 부린다... 라는 전혀 관계 없어보이는 인과 관계를 연결시킵니다. 한 명의 심판의 자질이 부족하거나, 혹은 그 순간 다른 곳에 시선이 쏠렸을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복수의 심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또 이런 일이 일상 다반사인것처럼 심판의 자질 저하가 마치 비디오 판독 도입으로 인한 듯한 글로 이어집니다.

    그리고는 결말은 인간미 없고 삭막한 비디오 판독 때문에 재미없는 야구의 시대가 도래할지 모르고 '잘 만들어진 TV중계화면과 게임리플레이에 중독된 야구팬들로 인해 현장을 찾는 관중은 점점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고 '확실하게' 결론을 내 버리죠.

    다시 처음에 예로 드신 설문의 답으로 님의 '확실한' 결론에 반론을 제기할까 합니다.

    에러를 남발하고 멋진 모습을 볼 수 없는 경기력저하가 35.4%, 팬을 나몰라라 하는 KBO및 구단 21.3% 가 야구의 흥미를 버리게 만드는 가장 큰 두가지 이유입니다.

    매년 지적되는 어이없는 구조의 포스트시즌을 '알게뭐임'으로 일관하여 지구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포스트시즌으로 (모든 종류의 경기를 포함해서) 만드는 것이 그 하나의 예이겠죠.

    한가지 분명한 것은 비디오 판독으로 '어이없는 오심으로 짜릿하고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보다 꺼버리고 다시는 안본다 그지같은 심판놈들!!!'이라면서 리모콘을 집어던지던 현상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 입니다.

    심판 매수설이 매년 일어났던 사실, 그리고 심지어 아주 중요한 순간에 보더라인에 들어오는 공 하나의 볼판정으로 인해 엄청난 긴장감을 유지하던 경기가 한순간에 맥이 풀려버리는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볼판정도 기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토에서도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감독과 심판의 감정 싸움을 보러 현장에 가는것이 아닙니다. 격투기는 UFC라고 하는 스포츠가 있으니까요. 팬들은 야구의 짜릿함을 보러가는 것이고, 심판은 그 짜릿함을 절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오심으로 망가뜨려서는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어떠한 스포츠에서도 '가장 명 심판은 경기내내 있었는지도 모르게 보는 심판이다'라는 명언을 공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9.11.28 23:44
    • 답글

    배경호님, 정성스런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비디오판독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비교하며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오심이 줄어든 이유가 심판자질 향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고 직관을 재미없게 만드는 비디오 판독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취지의 글이였는데 표현이 부족했네요...다시 잘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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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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